2018년 어느 날, 일본에서 모르는 분으로 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내게는 초면인 조현서 선교사님이라는 분이셨는데, 교회홈페이지가 필요하니까 좀 만들어줬으면 한다는 내용이었다. 선교사님께서는 내가 첫 번째 홈페이지를 만들어드린 도쿄에다가와 사랑의교회 조용길 선교사님과 친분이 있는 분으로, 같은 일본TCU신학교 출신이셨다. 조용길 선교사님 교회의 홈페이지를 보시고 내게 직접 연락을 하신 것이다.
그간의 사정을 들어보니까, 조용길 선교사님의 교회 홈페이지를 보신 후 교회 측에 홈페이지 제작에 관한 필요성을 설명하고 새롭게 만들자고 제안을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교회에서 선교사님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아 일을 추진해보지도 못하고 그냥 그렇게 얼마간의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그런 일이 있은 지 1년 정도가 지난 뒤, 마침 내가 일본에 갈 일이 생겨 그 교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 하리마 그리스도교회는 건물도 매우 아름답고 내부도 예쁜 그런 교회였다. 방문하는 기간 동안 날씨가 너무 좋았고 덕분에 교회전경사진과 예배사진, 교인단체사진 등을 잘 찍을 수 있었다.
하리마 그리스도교회는 조현서 선교사님이 부임하시기 이전부터 이미 사용해오던 홈페이지가 있었다.(http://harimachrist.com/old/) 일본인 목사님이 사역하실 때 만든 것으로 형태도 그렇고 요즘 트렌드에 잘 맞지 않는, 30년 전쯤에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던 개인 홈페이지 정도의 수준이었다.
새로운 사역지로 부임하여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새출발하려는 선교사님께서는 효과적인 사역을 위해서도 요즘 추세에 맞는 좀 더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홈페이지가 필요하셨을 것이다. 보다 편리하고 좋은 새 홈페이지가 생긴다면, 교회와 선교활동에도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하지만 홈페이지 제작을 위해 일본교회 차원에서 별도의 자금지원을 해준다거나 그런 건 아니어서 결국 나를 찾게 되신 것 같다.
나는 현재 일본아가페선교회에서 무급 간사로 섬기고 있지만, 다른 일본선교회 소속인 일본 복음선교회 소속 선교사님들도 요청이 들어오면 웬만하면 다 만들어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이유는 모두 다 하늘나라 확장을 위해 수고하고 계시고, 오직 하나의 똑같은 목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동반자들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많은 이단교회가 아닌 이상, 선교에 있어서는 우리가 합심하여 서로 협력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래야만 종국적으로 우리가 소원하는 일본선교의 큰 그림이 완성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교사님 한 분 한 분이 단독으로 선교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21세기 일본선교는 해당 선교사님을 위주로 하여 다양한 인적자원들이 투입됨으로써 보다 실질적인 선교가 가능한 시대이고, 또 그런 방향으로 흘러가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세월을 아낄 수 있고, 좀 더 효율적인 선교가 가능해 그 성과 또한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놀랍고 눈부시리만큼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경제규모가 세 배나 큰 선진국이지만 IT쪽에서 만큼은 의외로 약한 부분이 있다. 홈페이지 분야도 그중 하나에 속한다. 그래서 일본교회 홈페이지에 대한 필요성과 가능성을 봤기에 어려운 중에도 계속 이 사역을 감당해 나가고 있다. 제작된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교인들끼리 보다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본인이 검색을 통해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스스로 교회에 찾아오는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리마 그리스도 교회는 재정이 없는 것이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일본교회 특성상 대다수의 성도가 노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라 제작 여부 결정문제가 어려웠다. IT관련 분야를 잘 모르는데다가 일본문화 자체가 무언가를 새롭게 바꾸려고 시도하는 걸 꺼려하고 무얼 주장하기 위해서 남들 앞에 나서기도 싫어하는 일본인 특유의 속성 때문인지 쉽게 결정이 나질 않았다. 누군가 나서서 확실히 앞장서서 이끌고 가지 않으면 어떤 일을 제대로 추진할 수도 없는 문화적 배경 때문에 진행여부 결정 과정이 꽤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었지만 선교사님의 강한 추진력 덕분에 결국 멋진 홈페이지가 완성될 수 있었다. 그리고 최근 홈페이지를 보고 두 분이나 새로 교회에 찾아왔다는 기쁜 소식을 선교사님께서 전해주셨다.
조현서 선교사님께서 처음 일본에 간 목적은 음악 쪽으로 돈을 좀 벌어보겠다는 것이었는데, 그러나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하나님의 은혜를 받고 신학을 하게 되었고, 결국 목사까지 되어 복음을 전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다면 자신은 결코 목사가 될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 말씀하셨다. 선교사님뿐만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 앞에 오직 순종함으로 부르심에 화답하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뜻밖에, 혹은 원치 않는 콜링에도 오직 순종함으로 나아가며 자신의 삶의 전체를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분들이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이기적인 세상의 시각으로 봤을 때는 참 바보스러울 수도 있는 선택이겠지만, 하나님의 손과 발로 택함을 받았다는 사실은 이미 하늘나라의 영광스러운 면류관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선교현장에서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면서도 오직 믿음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는 수많은 선교사님들의 삶을 향해 박수를 보낸다. 내게 좋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시고 매달 새로운 교회를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더불어 나의 작은 사역이 일본선교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다.






